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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

치과 치료를 받으며.

by wonak 2021. 10. 6.

 

오랜만에 치과를 찾았다.

1년 전에 치과를 찾았을 때, 때울 치아가 3개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때 1개 치료한 이후로 나머지는 그동안 방치했었다.

사실은 실수로 오래 전에 치료를 받았던 병원에다 예약해버렸다. 그걸 치료 대기 중에 알았다. 급하게 취소하고, 치료용 침대? 에 올라 누웠다.

 

 

나는 오늘 두려움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 싶다.

 

누구나 그렇듯이 치과 치료가 시작되면 두려운 마음에 긴장이 된다. 목과 어깨는 잔뜩 움츠러들고, 등과 허리도 긴장한다. 손은 주먹을 단단히 쥐고, 발목과 발가락은 이상하게 휘어대며 빳빳하다. 치료가 끝나고 나서야 간신히 힘을 빼게 되며, 그동안 힘을 쓴 근육은 지쳐서 힘이 없다.

 

보통은 치료가 끝날 때까지는 알지 못하지만, 문득 치료를 받던 중 두려운 마음에 긴장한 어깨와 등 근육을 느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왜 긴장을 할까? 왜 이토록 두려워하는 것일까? 레진은 신경을 건드리지도 않는 치료인데? 혹 어떻게 잘못되어 통증이 느껴진다고 하더라도 그냥 그때 몸에 힘을 주면 되는 거 아닌가? 손해를 보는 느낌이었다.

 

서서히 어깨와 등에 힘을 빼보았다. 별일이 없었다. 몰랐는데 손에도 힘이들어가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서서히 놓았다. 별일이 없었다. 아, 괜찮은 거구나.. 많지 않은 내 몸의 근육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던 중 옆에서 간호사 분께 신경치료를 받고 있던 여자 분이 갑자기 아프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아마 마취가 덜 됐을까요?) 의사 분은 내 치료를 멈추고 간호사 분께 넘긴 뒤 옆의 여자분에게 다가가서 대응하였다. 갑자기 벌어진 소란에 내 연약한 근육들은 다시 움츠러들기 시작했다. 곧 이런 나를 즉각 깨닫고 다시 긴장을 놓았지만,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고통도 아닌데 두려운 마음이 들어 몸에 다시 힘이 들어간 것이다.

 


 

 

지난달에 퇴사하고 프리랜서를 준비 중이다.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사실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데도 말이다. 프리랜서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과 예산이 충분히 있고, 전망이 꽤나 확실했다. 문제가 생기더라도 언제든 다시 갈 곳도 있다. 그건 그때 겁먹고 피하면 될 일이었다. 다시 안정을 찾았다.

그러다 갑자기 주변 사람의 부정적인 목소리가 들려온다. 내가 생각해본 적도 없는, 그 사람도 잘 모르지만 그냥 무작위로 던져보는 소리 말이다. 다시 두려웠다. 그러나 곧 나에게 일어나기 어려울 일이란 것을 깨달았다. 다시 안정을 찾았다.

 

 

이렇게 막연한 두려움과 걱정으로 요 며칠간 머리가 무거웠다가 다시 가벼웠다를 반복했다. 앞으로 또 이러겠지. 두려운 마음을 가지는 것은 어쩔 수 없기에 그것 자체로 스트레스받지 않으련다. 어차피 알아차리는 순간 두려움은 또 멀어진다. 그냥 이렇게 반복되다가 작아질 뿐 일, 별 것 아닌 것.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 점점 미약해질 그것과 함께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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